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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찬규PD "[도자기]는 박물관이 들어있는 작은우주"
 [기사제목] 윤찬규PD "도자기는 박물관이 들어있는 작은우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정상흔 기자] 지난 11월 7일 첫 방영된 KBS 1TV 프로그램 ‘KBS 스페셜'의 6부작 다큐멘터리 ‘도자기’편은 세련된 영상과 밀도 높은 내용으로 한국 다큐의 새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을 들었다. 6부작 방영을 마친 뒤 15일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마주한 이 프로그램의 연출자 윤찬규 PD의 외양은 도공과 흡사했다. “도자기는 인간의 현실과 미, 과학과 예술이 녹아있는 복합체이자 그 내부에는 박물관이 들어 있다”는 그에게서 이 프로그램 제작전반에 관한 얘기를 나눠봤다. -제작규모를 알려 달라 ▶제작기간 3년에 제작비 12억5000만원이 들었다. 취재 인력은 팀장 한 명, PD 넷, 아트 디렉터 한 명, FD 1명이 투입됐다. -‘도자기’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KBS 스페셜‘의 조대현 팀장이 오래전부터 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팀을 꾸렸는데 하다보니까 도자기는 밥공기 등 인간의 현실을 의미하면서도 미를 추구하는 복합체였다. 또 도자기에는 과학적인 측면과 예술적인 측면이 함께 들어 있다. 도자기의 재료인 흙 성분을 탐구하다가 재료공학이 발달하게 됐고 이는 반도체 연구의 기초가 됐다. '미국이 우주선을 만드는 것은 송나라가 도자기를 만드는 일과 같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이 프로그램이 갖는 의의는? ▶NHK 등에서 고려청자나 중국 도자기를 부분적으로 다룬 적은 있으나 도자기를 통해 세계 교류사를 관통하는 작품은 ‘도자기’가 세계 최초이다. -아무래도 프로그램 성격상 고증 및 자문이 상당히 요청된다. 어떻게 해결했나? ▶일본 도자기 연구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분들도 ‘너희들이 과연 잘할 수 있겠는가’ 많이 마음을 썼다. 국내에 중국 도자기를 부분적으로 연구한 학자는 있지만 세계 도자기사를 공부한 사람은 거의 없다. 근대 이후 우리가 도자기를 골동품 취급을 한 반면 일본은 도자기가 중동 및 유럽으로 뻗어가는 경로가 됐다. 자문을 구했던 일본 선생님들께 ‘도자기’ DVD가 출시되면 보낼 예정이다. -작품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면? ▶아무래도 제작비가 더 있었더라면 자유롭게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NHK 같은 경우에 촬영을 위해 열기구를 띄우는 것을 봤다. 저게 국민소득 만불과 이만 불의 차이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 국내 도자기 중 훌륭한 것들 다수가 간송미술관에 보관돼 있는데 접근이 제한돼 화면에 담지 못한 점도 아쉽다. 그리고 외국의 콜렉션 중 포르투갈의 프랑스대사관 천장이 15,6세기 수입도자기로 장식돼 있는데 이것을 찍기 위해 2년 가까이 문화원과 대사원에 편지를 쓰는 등 공을 들였으나 결국 외경만 찍고 내부는 사진으로 대신해야 했다. 또 이라크 취재 시에는 유적지 대부분이 전략적 요충지여서 미군들이 차지해 선별적인 취재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촬영 당시 상황이 안 좋아 자료로 대체한 점도 안타깝다. -취재 에피소드를 들려달라. ▶후세인 고향쪽을 취재할 때는 촬영하고 있으면 미군이 감시하며 지나갔다. 우리 카메라를 기관포로 오인하는 것 같았다. 이집트 같은 경우에는 취재비자가 안 나와 한국에 다시 들어와 여러 경로로 알아봐 겨우 얻었다. 하지만 막상 현지에 도착하니까 잘해 줬다. 알레포성을 촬영할 때는 외무부에서 헬기 지원을 해줬다. 그런데 헬기 조종사에게서 북한 사람한테 조종법을 배웠다는 말을 들었다. 중동 지역은 세계화가 덜 돼 전통을 유지하고 있어 그 자체가 박물관 같다. 현재 모습으로 과거를 유추해내는 역사 프로그램에 특히 유익할 것 같다. 한편 취재하면서 느꼈는데 이란 등 이슬람 문화권은 배낭 여행지로 꽤 적합한 것 같다. 사람들이 아주 친절하고 남을 도와주려는 마인드가 있다. 이란의 국립박물관은 무료로 촬영했다. 혹시 다시는 취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모두 카메라에 담으려고 1박 2일 동안 피자와 콜라로 버티며 몰아쳐서 촬영했다. 나중에는 배터리가 떨어져 못 찍은 부분도 약간 있다. -취재 과정에서 느낀 도자기에 대한 동양과 서양의 사고 차이는? ▶초반에는 우리나라나 중국에서 생활용품으로 치부되는 반면 서양에서는 귀족들의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장식품적 성격이 강했다. 이러한 차이는 1800년대 중반 중국의 GNP를 유럽이 따라잡아 아시아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면서 자연히 없어졌다. 글쎄, 유화기술이 발달한 유럽은 화려한 채색도자기가 발달했다면 우리는 농담으로 색을 조절하고 선으로 그리는 수묵화가 주류를 이뤄서인지 단색도자기를 선호하는 것 같다. -이 프로그램과 관련주제로 다뤄보고 싶은 소재는? ▶고려청자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을 자랑하던 시절 발달했고 중국의 청화백자 등에 큰 영향을 끼쳤다. -도자기 공부의 장점은 무엇인가? ▶처음에 할머니 방 장롱 위에 올려진 도자기를 어떻게 알려 줄까 고민을 했다. 박물관에 가보면 50%가 도자기고 특히 우리나라는 70%다. 도자기에 대해 잘 알면 어느 나라에 여행간다 해도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램 때문에 도자기에 꽤나 정통해졌을 것 같다. 훌륭한 도자기의 제1요건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좋은 눈을 가진 소비자다. 문명이 발달한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변수를 가지고 얼마나 새로운 것을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건강상의 문제로 지방 근무를 신청했다. 원래 기관지염이 있었는데 취재 다니느라 항생제를 1년간 복용하며 버텼다. 고향인 춘천 지역에서 한동안 지내려 한다. -이 프로그램 시청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도자기를 공부하면 박물관이 보인다. persona@mtstarnews.com 출 처 : 스타뉴스 개재일자 : 2004-12-16 머니투데이가 만드는 리얼타임 연예뉴스 제보 및 보도자료 star@mtstarnews.com<저작권자 ⓒ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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